한화오션의 옥포항 플로팅도크 증설에 반대해 온 옥포 어민들이 5일 거제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두 차례 바다에서 시위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인허가 관계기관인 거제시를 찾아 공사 중단과 상생 방안을 요구했다.
옥포항어업인 일동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비가 내리는 가운데 거제시청 앞 도로변에서 집회를 열었다. 붉은 머리띠를 두른 어민 40여 명은 우비를 입은 채 북과 꽹과리를 치며 구호를 외쳤다.
"더 물러설 곳 없다"…피켓은 거제시장도 겨냥
시청 진입로 쪽에 내건 현수막에는 "옥포어민 분노했다! 한화오션은 상생 방안을 제시하라! 더 물러설 곳은 없다! 죽기 살기다!"라고 적혔다. 양쪽 끝에는 '결사'와 '반대'가 붙었다.
어민들이 든 피켓 문구는 여섯 가지다. 한화오션에는 "어민 목숨값 몇 푼 지원했나?", "협약 없는 플로팅도크 증설을 결사 반대한다!", "지역 상생하랬더니 어민 죽이는 것이 상생인가!"라고 물었다. 거제시에는 "거제시장은 어민 파는 것이 최선인가!"라고 따졌다. 이 밖에 "옥포어민 목숨줄 틀어 막지 마라!", "어민뱃길 위험하다 안전운항 보장하라!"는 문구도 있었다. 모든 피켓 아래에는 "일방적인 공사 즉각 중단하라!"가 공통으로 적혔다.
길이 489m 부유식 도크…내년 2월까지 공사
이날 확인된 '한화오션 준설·안벽증설 추진현황' 자료[자료 작성 주체·입수 경위 확인 필요]에 따르면 사업 목적은 "조선산업 호황에 따른 선박 생산성 증대를 위한 플로팅도크 추가 건조"다. 사업은 거제시 아주동 1651 일대 지선에서 진행되며 세 부분으로 나뉜다.
- 준설: 면적 5만4936㎡, 준설량 19만7958㎥
- 안벽 증설: 면적 3775㎡
- 플로팅도크: 공유수면 점용면적 19만3354㎡
계획도면상 FD-6 플로팅도크는 길이 489m, 폭 103m다.
추진 경과는 다음과 같다. 한화오션은 2026년 3월 11일 경남도에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신청했다. 같은 달 24일 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등과 합동 현장설명회가 열렸다. 이후 6월 17일과 9월 10일에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와 실시계획 승인이 났다. 공사 기간은 2026년 9월 10일부터 2027년 2월 9일까지다. 자료에서 플로팅도크 자체의 점·사용 허가는 '향후 계획'에 적혀 있다.
쟁점은 항로 안전과 협약의 '동의 범위'
어민들은 도크가 들어서면 옥포항의 통항 공간이 좁아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어선 입출항이 어려워지고, 이미 오가는 예인선·바지선과 충돌할 위험도 커진다는 것이다. 옥포어촌계는 지난달 19일 어선 25척을 동원해 해상시위를 벌였다. 29일에도 어선 20여 척으로 다시 시위했다.
한화오션은 2025년 6월 16일 거제수협 어업피해통합대책위원회와 상생협약을 맺었다. 이 위원회에는 옥포어촌계를 포함해 17개 어업단체가 참여한다. 한화오션은 이 협약으로 공사 동의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협약 제4조(협조의무)는 협약 기간 중 옥포항 방파제 안쪽에서 하는 공유수면 공사에 대해 인허가에 필요한 권리자 동의가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협약서 본문에는 플로팅도크라는 이름도, 그 규모나 위치도 적혀 있지 않다. 플로팅도크 도입은 협약 한 달 뒤 열린 경남도 투자유치 협약식에서 처음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엄준 거제수협 조합장은 앞서 "협약 당시 통상적 사업을 위한 상생지원금으로 이해했을 뿐 플로팅도크 증설은 몰랐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반면 김명실 통합대책위원장은 협약 내용을 설명하고 서명·날인을 받았다며 이견을 보였다.
한화오션 "적법 절차…섬과 간격 209m 확보"
한화오션은 그동안 공사가 상생협약과 인허가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왔다. 또 도크를 배치한 뒤에도 인근 섬과 약 209m 간격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장승포 등 인근 방파제 사이 간격(70~100m)보다 넓어 대형 선박도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해상교통안전진단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와 관련한 거제시와 한화오션의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봉휘 경남도의원은 지난달 29일 옥포1동 주민 간담회에 이어 12월에 2차 간담회를 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