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을 대표하는 극단 벅수골이 창작 초연 2인극 『악의 피』를 오는 8일(오후 7시 30분)과 9일(오후 3시·7시 30분) 총 3회에 걸쳐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공연장과 예술단체의 상생을 통해 지역 문화 예술 창작 기반을 다지고자 마련한 ‘2026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의 결실로, 경상남도와 통영시가 후원한다.
신작 『악의 피』는 거대하고 복잡한 사회 속에서도 ‘선한 피’의 연대가 인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묵직한 믿음에서 출발했다. 선과 악의 경계선에 선 인간의 실존적 선택과 연대의 가능성을 깊이 있게 탐색한다.
극은 시대를 달리하며 공안 사범을 취조하던 공간을 무대로, 한국 근현대사 실존 인물들의 가상 대면을 치밀하게 그려낸다. 무대에 오르는 배우 박승규와 이규성은 심문하는 자와 심문받는 자의 역할을 교차하며 팽팽한 연기 대결을 펼친다.
첫 이야기에서 의열단 단장 김원봉과 친일 경찰 노덕술을 분했던 두 배우는 다음 장면에서 역할을 뒤바꾼다. 김원봉을 맡았던 배우는 중앙정보부 국장 이용택으로, 노덕술을 연기했던 배우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희생자 여정남으로 변신해 무대를 채운다.
배우들이 이야기마다 가해자와 피해자, 권력자와 희생자의 자리를 맞바꾸는 파격적인 구성을 통해 작품은 선과 악의 이분법을 과감히 허문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은 누구나 가해자이자 피해자일 수 있으며, 한 개인 안에 선과 악이 공존한다는 서늘한 진실을 날카롭게 직시한다.
작품을 연출한 장창석 극단 벅수골 대표는 “극 중 ‘악의 피’는 어쩌면 우리 사회에 가장 넓게 퍼진 혈통일지도 모른다”라면서도 “그에 맞서는 ‘선한 피’의 힘 역시 결코 작지 않다. 온갖 부조리와 불의 속에서도 우리 사회를 전진시키는 것은 바로 그 ‘선한 의지’라는 믿음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악의 피』는 이번 통영 초연을 시작으로 ‘2026 월드 2인극 페스티벌’, ‘부산소극장 연극페스티벌’, ‘경남 연극인 페스티벌’ 등에 잇따라 공식 초청돼 전국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공연 예매 및 상세 문의는 극단 벅수골 카카오톡(ID: asea99)이나 유선 전화(010-5465-6379)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