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농협 34억 적자 파문…조합원행동과 농협 측 공방
    • 조합원 1400여 명 지역 대표 협동조합서 이례적 적자 발생
      조합원행동 "부실 경영 책임" vs 농협 "대손충당금 불가피"
    • 통영농협에서 발생한 34억 8000만 원의 대규모 적자를 둘러싸고 조합원행동과 농협 측 간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통영농협조합원행동은 지난 9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장과 임원진의 전원 사퇴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조합원 1400여 명을 둔 지역 대표 협동조합인 통영농협에서 최근 10년간 평균 손익 규모(10억 원 이하)를 훨씬 웃도는 이례적인 적자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조합원행동 측 입장

      조합원행동은 이번 사태를 단순 일회성 실패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이들은 "1973년 설립 이래 50여 년간 조합원과 직원들이 일군 농협을 현 조합장과 임원진이 파산 지경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손실금 처리 방식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조합원 지분으로 적립된 사업준비금 33억 1500만 원과 조합기금 1억 6500만 원을 소진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영 책임자인 조합장과 상임이사 등 임원진이 어떠한 금전적 책임도 부담하지 않으면서 모든 책임을 조합원과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합원행동은 현 경영진의 문제점으로 △부실한 300억 원 가량의 PF대출 △조합장 취임 이후 반복된 부동산 투자 시도와 무산 △기존 자산을 방치한 채 외부 건물 임차 △반복된 지점 매각 추진 등을 열거했다. 한 조합원은 "적자 상태에서 왜 무리하게 부동산 투자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경영진을 비판했다.

      조합원행동은 조합장과 임원진에게 손실 발생 경위와 책임 소재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합원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감독 기관의 즉각적인 특별감사 시행도 촉구했다.

      통영농협 측 입장
      이에 대해 통영농협 측은 적자 원인이 '대손충당금'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에 대해 미리 적립해 두는 금액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위한 필수 조치다.

      김영진 기획상무는 "지난해 대손충당금으로 55억 7800만 원을 지출했다"며 "적자 규모 중 90%인 31억 4000만 원은 대손충당금으로 적립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 손실이 아닌 회계상 조치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대손충당금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지역 경기 침체로 인한 담보물건 가치 하락과 원금 회수 불투명, 그리고 2024년부터 강화된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제시했다. 외부 환경 변화와 규제 강화가 적자의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황철진 통영농협 조합장은 "조합 건전성을 지키고자 불가피하게 감내해야 했던 과정"이라며 "부당 대출이나 비리 우려에 대해서는 지난해 농협중앙회 정기감사와 외부회계감사에서 적합 의견을 받아 경영 과정의 투명성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경영 악화 책임을 지고 지난달부터 임직원 복리후생비 삭감 등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며 자구 노력을 강조했다.

      향후 전망
      이번 갈등은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농협은 진짜 문제"라고 지적하며 농협 개혁을 추진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통영농협 사태가 지역농협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성립할 수 있다.

      조합원행동이 요구한 특별감사 실시 여부와 경영진의 책임 문제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양측은 각각 부실 경영 책임과 불가피한 회계 조치라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어, 객관적인 감사를 통한 사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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