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작 새설 · 7편 (보완)] 논쟁은 끝났지만 질문들은 남아 있다
    • 조작했는데 왜 윤석열이 됐나, 재검표를 왜 두려워하나, 그리고 그때 재검표를 요구했어야 했다

    • 7시간 30분의 토론이 끝났다. 이준석 대표는 능숙하게 싸웠고, 전한길 측은 끝까지 의혹의 언어를 놓지 않았다. 그러나 토론이 마무리됐다고 해서 모든 질문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토론이 충분히 건드리지 못한 지점들에서, 더 근본적인 물음들이 남아 있다. 이 편은 그 물음들을 꺼내놓는 자리다. 확인된 사실, 검토할 만한 가설, 그리고 설명이 필요한 의문을 구분해서 다룬다.

      첫 번째 — 조작했는데 왜 윤석열이 됐는가
      토론에서 드러난 전한길 측의 가장 큰 자기모순은 이것이었다. 2020년 총선부터 대규모 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사실을 설명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전한길 측은 "조작이 있었음에도 윤석열이 이겼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설명은 새로운 문제를 만든다. 수백 개 지역구에 걸쳐 정교하게 작동한다는 조작 세력이, 단 한 명의 당락으로 결정되는 대선에서는 왜 실패했는가.

      검토할 가설
      조작 세력이 대선 결과를 뒤집지 못한 이유 — 다른 설명이 가능하다

      전한길 측의 설명("조작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과는 다른 가설이 있다. 만약 조작을 시도한 세력이 있었다면, 대선 결과를 뒤집었을 때 뒤따를 결과를 계산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결과를 뒤집을 만큼 대규모로 조작할 경우, 즉각적인 불복과 재검표 요구, 사회적 혼란이 뒤따른다. 그 리스크는 총선보다 훨씬 크다. 조작이 가능했더라도 대선에서는 감히 그 수위까지 가지 못했을 수 있다는 추론이 성립한다.

      이 가설은 전한길 측의 자기모순을 완전히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순을 우회하는 또 다른 논리 구조다. 토론에서 전한길 측이 이 방향으로 생각을 전개하지 못한 것은, 그들 주장의 미완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것은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전한길 측 논리 내부의 허점에 대해 더 정교한 가설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두 번째 — 그때 윤석열이 재검표를 요구했다면

      확인된 사실
      20대 대선 출구조사는 0.6%p 차이의 극박빙 승리를 예측했다

      2022년 3월 9일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는 윤석열 48.4%, 이재명 47.8%로 0.6%p 차이를 예측했다. 실제 최종 개표 결과는 48.56% 대 47.83%로 출구조사가 소수점 한 자리까지 정확히 맞혔다. 최종 격차는 0.73%p, 득표수로는 약 247,077표 차이였다. 역대 대선 최소 격차였다.

      검토할 가설
      "이겼으면 됐다" — 미확인 전언이 담고 있는 흥미로운 함의

      일부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 보고를 받고 "이겼으면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전언이 있다. 이것은 현재로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다. 이 새설에서 이것을 사실로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그 발언이 실제로 있었다면, 그것은 묘하게 읽힌다. 출구조사 0.6%p 차이는 얼마든지 개표 과정에서 뒤집힐 수 있는 수치다. 통상적인 반응이라면 "끝까지 지켜봐야겠다"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시점에 "이겼으면 됐다"고 했다면, 이것은 두 가지로 읽힌다. 하나는 이미 결과를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 다른 하나는 결과에 대한 어떤 사전 인식이 있었다는 것.

      이것은 미확인 전언을 전제로 한 추론이다. 출처 확인이 선행돼야 논거로서 무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이 발언이 단순한 자신감의 표현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검토할 가설
      이긴 쪽이 재검표를 요구하는 역설 — 사후 인식으로 보면 그것이 옳았다

      0.73%p 차이로 이긴 윤석열 후보가 스스로 재검표를 요구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식적으로 이긴 쪽이 재검표를 요구하는 것은 이상하다. 그러나 사후 인식의 이점을 가지고 생각해보면, 그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을 수 있다.

      재검표 결과가 원래 집계와 일치했다면, 그것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인하는 가장 강력한 물적 증거가 됐을 것이다. 이후 수년간 이어진 부정선거 의혹의 불씨가 꺼졌을 것이다. 2002년 노무현 대선에서 이회창 측의 재검표 요구에 응했을 때 아무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의혹을 제기한 쪽이 망신을 당했던 것처럼. 반대로 재검표 과정에서 이상한 것이 나왔다면, 그것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졌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재검표를 받아들이는 것이 이긴 쪽에게 손해될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그것이 불신의 씨앗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이 판단을 그때 했어야 했다는 것은, 물론 사후 인식이다. 그러나 그 판단을 하지 않은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긴 쪽이 재검표를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당시의 정치적 맥락과 압박을 고려하면, 그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세 번째 — 선관위는 왜 사전에 승복을 당부했는가

      확인된 사실
      21대 대선에서 선관위 위원장은 투표 전부터 결과 승복을 공개 당부했다

      2025년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관위 위원장은 후보자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승복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당부했다.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이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먼저 승복을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동이었다.

      확인된 사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재검표가 실제로 이루어졌고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노무현 후보가 57만 표 차로 당선된 2002년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측은 결과에 불복해 재검표를 요구했다. 2003년 1월 27일 전국 80여 개 개표소에서 약 1,100만 표에 대한 대규모 재검표가 실시됐다. 결과는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 한나라당은 공식 사과하고 소를 취하했다. 재검표는 오히려 선거의 공정성을 입증하는 기회가 됐고, 새 정부는 순조롭게 출발했다.

      열린 질문
      재검표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재검표는 선거의 무결성을 확인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결과에 자신이 있다면 재검표는 환영할 일이다. 2002년의 선례가 보여주듯, 재검표 결과가 원래 집계와 일치한다면 의혹을 제기한 쪽이 망신을 당한다. 선거의 공정성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재검표인 것이다.

      그런데 선관위가 투표 전부터 공개적으로 승복을 당부한 것은, 달리 보면 재검표와 불복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려 한 것처럼 읽힌다. 재검표가 두렵지 않다면, 선거 전에 먼저 승복을 요구할 이유가 없다. 이것이 단순히 사회적 안정을 위한 통상적 발언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는 선관위 스스로가 설명해야 한다.

      과도한 억측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 부정선거 불신 여론이 높아진 사회적 맥락에서 나온 예방적 발언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면 그 설명을 선관위가 분명히 해야 한다. 설명 없는 침묵이 불신을 키운다.

      재검표를 받아들이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 2002년 노무현 대선이 보여준 것처럼, 재검표 결과가 그대로 나왔을 때 불신은 오히려 불신을 제기한 쪽으로 돌아갔다. 이긴 쪽이든 진 쪽이든, 결과에 자신이 있다면 재검표는 두려울 이유가 없다. 그 역설이 지금 이 논쟁의 핵심에 있다.

      이 물음들이 남기는 것
      세 가지 물음은 성격이 다르다. 첫 번째는 전한길 측 논리의 내부 구조를 건드린다. 두 번째는 미확인 전언을 전제로 하되 그 논리 구조는 검토할 만하다. 세 번째는 확인된 사실에서 출발하는 정당한 의문이다.

      그러나 공통점이 하나 있다. 이 물음들은 전한길–이준석 토론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토론은 의혹 측이 제기한 물증들을 반박하는 형식으로 흘렀다. 그러나 선거 제도와 그것을 관리하는 기관의 행동 방식 자체에서 생겨나는 의문들은, 물증의 반박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제도가 스스로를 설명하지 않을 때, 그 침묵에서도 불신이 자란다.

      이 연작 새설은 7편으로 마친다. 이준석 대표의 논리적 결함을 분석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토론이 다루지 못한 더 근본적인 물음들로 끝난다. 논증의 결함을 짚는 것과, 의혹의 뿌리를 들여다보는 것은 다른 작업이다. 그러나 둘 다 같은 방향을 향한다. 선거가 공정했다고 믿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 그것은 의혹 제기자를 이기는 것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불신의 빌미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제도적 성실함, 그리고 의심에 투명하게 응하는 용기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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