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주 통영시장 후보는 최근 ‘어르신들이 편하게 즐기고 전국대회와 관광이 함께 살아나는 도시, 생활체육과 지역경제를 동시에 키우겠다’며 72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얼핏 듣기에는 지역 발전을 위한 매력적인 제안처럼 보이지만, 이를 면밀히 따져보면 과연 시민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약속인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
파크골프에 대한 이해가 있거나 통영시의 지형적 특성을 아는 시민이라면, 이번 공약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72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관리동, 완충 녹지 등을 포함해 최소 3만 평 이상의 부지가 확보되어야 한다. 현재 통영에서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그만한 대규모 부지가 어디에 남아 있는지 묻고 싶다. 남망산을 깎거나 강구안을 매립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대규모 시설이 들어설 공간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 공약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더 큰 이유는 불과 2년 전의 행보와 정반대되기 때문이다. 2년 전 천 시장이 상대적으로 지가가 낮고 공사가 용이한 산양읍사무소 인근 농업진흥구역에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를 기억하는가.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고 시 재정 형편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강력히 반대했다. 강 후보 또한 당시 더불어민주당 통영·고성 지역위원장 명의로 "통영 경제가 엉망인데 116억 원을 파크골프장에 투자하는 것이 맞느냐"는 취지의 현수막을 내걸며 반대 여론에 힘을 실었다.
불과 2년 사이에 통영의 경제 상황이 수백억 원을 들여 72홀 골프장을 지을 만큼 호전되었단 말인가? 아니면 '누가 추진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수익성 판단 기준이 달라지는 것인가? 표심을 얻기 위해 과거의 발언과 대치되는 공약을 내세우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리더의 덕목은 눈앞의 표를 위해 언제든 생각을 바꾸는 유연함이 아니라, 일관성 있는 철학과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책임감에 있다. 시민들은 공약의 화려함 뒤에 숨은 실현 가능성을 냉철하게 판단할 것이다.
2026. 5. 17. 산양파크골프장조성추진위원장 김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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