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설] 무속의 잣대, 왜 한쪽에서만 엄격한가
    • 지난 새설이 던진 질문 — 무죄추정도, 표절도, 이제는 무속도 자기 편에만 관대하다
    • 지난 새설에서 짚었던 것은 두 개의 이중잣대였다. 하나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자기 진영에만 적용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표절 검증을 상대 진영에만 엄격하게 들이대는 것이었다. 통영의 한 고교 교실에서 나온 발언을 계기로 짚은 문제였지만, 그 발언 안에 담긴 이중잣대 자체는 교실 밖에서도 낯설지 않게 확인된다. 이번에는 '무속'이다.

      최근에도 교단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는 제보가 추가로 들어오고 있다. 구체적인 발언과 정황은 확인 취재를 거쳐야 하는 단계라 이 글에서 다루지 않는다. 다만 제보 가운데 김건희 여사 주변의 '무속' 논란을 정치적 지탄의 소재로 삼는 대목이 있어, 그 소재 자체의 형평성을 먼저 짚어두려 한다.

      김건희와 '무속'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무속 논란, 이른바 '건진법사' 관련 의혹은 널리 보도돼 왔다. 인사나 공천 등 국정·당무 영역에 무속인의 조언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그 핵심이다. 사실 여부와 책임의 경중을 떠나, 이 의혹이 반복적으로 비판의 소재가 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민주당 쪽은 자유로운가
      그렇다면 같은 잣대를 민주당 쪽에도 적용해보자.

      2022년 대선을 앞둔 2021년 12월 31일 밤, 경북 경산시 팔공산갓바위에서는 지역 무속인 10여 명이 참가한 대형 제사가 열렸다. "코로나 극복 및 국태민안 기원제, 이재명의 국민과 함께 대선 승리"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 아래, 통째로 삶은 소 한 마리와 돼지 일곱 마리가 차려졌고 천지신명 축원굿·용신 천왕굿·그네 작두굿 등이 밤새 진행됐다고 당시 보도됐다. 참가 무속인 중 한 명은 "현수막 글귀 그대로, 이(재명)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기원하는 굿이었다"고 밝혔다. 이 행사를 공동 주최한 인사는 나흘 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종교본부 상임고문에 임명됐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당시 후보는 그해 3월 대선에서 낙선했지만, 무속의 힘을 빌려서라도 승리를 기원한 이들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남는다.

      김혜경 여사를 둘러싼 이야기도 있다. 풍수·관상 전문가 백재권씨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한 언론사 대표의 주선으로 이재명·김혜경 부부와 4시간가량 만난 자리에서 김혜경 여사가 자신에게 "내가 영부인이 될 상인가요?"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이 일화는 백씨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것으로, 보도 당시 이재명 후보 측과 민주당은 이에 대해 별도의 공식 반박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 정도 수준의 근거로도 김건희 여사 관련 무속 의혹은 국정 개입의 증거로 다뤄지는 반면, 김혜경 여사 관련 일화는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면, 그 형평성은 따져볼 만하다.

      요컨대
      권력 주변에 무속이 어른거리는 것은 어느 한쪽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런데 유독 한쪽의 무속 연루 의혹만 정치적 비판, 나아가 교실에서의 정치 교육 소재로 쓰이고 다른 쪽은 눈감아진다면, 그것은 사실 검증이 아니라 진영 논리다. 지난 새설에서 던진 질문을 다시 던진다. 무죄추정이든 표절이든 무속이든, 같은 잣대를 자신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가.

      교실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당사자 확인과 반론 청취 절차를 거친 뒤 후속 새설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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