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시장 식비대납 돈봉투 사건] "그기 짠 깁니다"…보도 위에서 공모 확신했던 지도계장, 정작 강석주 앞에선 "모른다"
    • "통화 확인→짜여진 것→판례" 세 단계, 합천선 두 번 반복하고 강석주 앞에선 멈췄다
      "전화받고 오면 유죄" 교육 내용도 처음엔 "기억 안 난다"다가 재차 추궁에 시인

    • 본지는 앞서 통영선관위가 K 전 경남도의원과 강석주 통영시장(당시 후보)에 대해 서로 다른 소견을 경찰에 전달한 경위를 보도한 바 있다. 이후 본지가 새롭게 확보한 적발 현장 영상과 통화 녹취를 검토한 결과, 통영선관위 지도계장의 발언에는 시점에 따라 뚜렷한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3단계 패턴, 두 번 반복되다
      본지가 확보한 자료를 시간순으로 겹쳐보면, 지도계장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사건(적발 당일 강석주 건, 그리고 그가 직접 소개한 합천 사례)에서 놀랍도록 똑같은 3단계 순서를 밟는다. ① 통화 여부부터 확인하고 ② 통화가 확인되면 방문·결제의 흐름을 "짜여진 것"으로 규정한 뒤 ③ 그 근거로 판례를 든다는 것이다.

      ① 적발 당일, 보도 위: "통화 안 했습니까?" → "짠 겁니다" → "판례에는 그리 돼 있거든예"
      지난 5월 29일 적발 현장인 식당 1층 보도에서는, K 전 도의원과 지도계장, 그리고 경찰 지능팀 수사관 두 명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이 장면은 영상으로 남아 있다.

      먼저 지도계장이 던진 질문은 통화 여부였다. "오늘 여쭤볼게요. 강석주하고 통화 안 했습니까?" K 전 도의원은 "통화했지!"라고 답하며, "후보니까 여기 사람들 많이 있으니 인사하고 가라 이 말 했지"라고 통화 내용까지 순순히 인정했다.

      통화 사실이 확인되자, 지도계장은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곧바로 방문과 결제의 흐름을 규정지었다. "인사 하고 가면, 예를 들어 제가 진술을 지어내면, '내가 결제하끄마.' 그기 짠 깁니다." 그러면서 계산을 한 사람이 조금 전 이동해 올라간 경로를 손동작으로 표시하며 "요분이, 들어가신 분이 결제를 했지 않습니까?"라고 짚었다. K 전 도의원이 "그거하고 전혀 상관 없습니다"라고 반박하자, 지도계장은 경찰 쪽을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근거를 댔다. "그기 인자 판례에는 그리 돼 있거든예."

      ② 지도계장이 소개한 합천 사례: "연락이 없이는… 어떻게 왔겠습니까" → "공모공동정범으로 적용" → 워크숍 우수 사례
      지도계장은 다른 통화에서, 선거 초반 후보자 교육 당시 "전화를 받고 왔다면 유죄"라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지적에 대해 처음에는 부인했다. 본지 기자가 "그때 식비 대납하고 관련해서 후보자가 전달자의 전화를 받고 왔을 경우에는 유죄라는 취지의 교육을 하셨다고 하는데"라고 묻자, 지도계장은 "제가요? 저는 기억이 안 나는데요"라고 답했다.

      기자가 재차 확인하자, 지도계장은 공모공동정범·기능적 행위지배 같은 형법 이론을 설명하기 시작했고, 이어 "합천이었나?" 하며 유사 사례를 소개했다. 합천군수 선거에 나오려던 한 예비후보가 산속 식당에서 인사만 하고 떠난 사건이었다. 지도계장은 이 사례의 판단 근거를 이렇게 설명했다. "저희가 이제 볼 때는, 연락이 없이는, 그 뭐 어찌 보면, 저기 산중에 있는 그 가든에 어떻게 왔겠습니까?" — 통화, 즉 연락이 없었다면 애초에 그 자리에 올 수 없었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는 이어 "그분이 뭐 어떻게 알고 왔느냐 하니까, 자기는 '그냥 왔다'라고 주장을 했어요. 저희가 통신 조회를 하다 보니까, 그거와는 다르게 계산한 사람과 그 입후보 예정자가 통화한 정황이 있고"라며, 통화 사실이 확인되자 곧바로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제 그런 이유에 따르면, (…) 저희가 적용할 때는 공모공동정범으로 적용을 해서 저희가 이제 고발장을 쓸 때는 그렇게 된 사례가 있다." 이 사례는 선관위 워크숍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받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③ 강석주 사안에서만 등장한 새로운 문턱: "보강적인 진술이 없으면… 단정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본지가 강석주 후보(당시)와 K 전 도의원 사이의 관계를 같은 논리로 물었을 때, 지도계장은 앞선 두 사례에서 보인 것과 다른 기준을 꺼냈다.

      "내가 불렀지만 식사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하면, 보강적인 진술이 없으면 증거가 없으면, 공모공동점범으로 단정할 수가 없어요." 그는 이어 "법리가 어렵지 않습니까? 내가 계산을 할 게 추후 뭐 네가 주라라든지 그런 식사비에 관한 그 어떤 모의라든지 기능적 행위 지배가 없으면 쉽게 공모공동정범으로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기준대로라면, 합천 사례에서 그가 공모공동정범을 적용한 결정적 근거였던 "통화 확인"만으로는 부족하고, 식비를 누가 낼지에 관한 구체적인 모의까지 확인돼야 한다. 그러나 앞서 그 자신이 소개한 합천 사례 설명에는 이런 수준의 '식비 모의' 증거가 별도로 언급되지 않았다 — 통화 정황 확인이 사실상 결정적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그는 설명했었다. 같은 개념을 적용하면서, 사례에 따라 문턱의 높이가 달라진 셈이다.

      본지 기자가 "강근식 전 도의원이 전화를 걸었고 통화 직후 현장을 방문했다는 진술까지 확보되었으면, 강석주 후보를 조사하지 않아도 공동공모정범에 속하는지 판단할 수 있지 않습니까?"라고 재차 묻자, 지도계장은 "그거는 제가 말씀드릴 수 없어요.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모르면서 왜 그런 이야기를 하세요?"라며 답을 피했다. 이어 "저희가 조사한 건이 아니라니깐요. 저희는 현행범으로 인계한 건이잖아요"라고 선을 그었고, 이 사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이건 다른 수사기관에서 판단한 내용을 제가 왈가왈부는 자체가 저는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찰이 저희보다 판례라든지 내용을 더 모르겠습니까? 저희보다 더 잘 알죠"라며 경찰의 전문성을 앞세웠다.

      세 장면을 나란히 놓으면

      두 장면 모두 "통화 확인"이 판단을 매듭짓는 결정적 매듭으로 작동한다. 그런데 강석주 후보 본인에 대해서는, 통화 사실이 본인 스스로 인정될 만큼 명확한데도 "보강적 진술이 없으면 단정할 수 없다"는 새로운 기준이 등장했다. 증거의 명확성만 놓고 보면, 강석주 후보의 경우는 오히려 합천 사례보다 통화 사실이 더 분명하게 확인돼 있다. 그럼에도 선관위가 유독 이 사안에서만 판단을 유보한 이유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모를 설명하던 사람이, 왜 공모의 한쪽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을까
      적발 당일 보도 위에서 경찰에게 판례를 들어가며 공모 가능성을 설명하던 지도계장은, 정작 강석주 후보와 K 전 도의원 사이의 관계를 묻는 본지의 질문에는 "조사하지 않았다", "왈가왈부할 수 없다", "경찰이 더 잘 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같은 사람이 같은 3단계 논리(통화 확인→시퀀스 규정→판례 근거)를 두 차례 반복해놓고도, 세 번째 순간에는 그 논리를 스스로 거둬들인 셈이다. 공모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상황을 설명하던 그가, 왜 그 공모의 한쪽 당사자인 강석주 후보에 대해서는 같은 언어를 쓰지 않았는지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Copyrights ⓒ 충무신문 & www.cmnew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충무신문로고

대표자명 : 유석권 | 상호 : 충무신문 | 주소 : 경남 통영시 평인일주로 82(충무인평주공아파트) 106동 105호
사업자등록번호: 121-51-01685
신문등록번호: 경남, 아02670 | 신문등록일자 : 2025.02.18 | 발행인 : 유석권, 편집인 : 유석권,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석권
전화번호 : 01082518392 | 이메일 : ysk93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