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영 정치권에 적지 않은 여운을 남기는 결정이 나왔다. 배도수 통영시의회 의장이 이번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단순한 개인의 거취 표명을 넘어, 지역 정치 전반을 되돌아보게 하는 메시지가 함께 담겨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가볍지 않다.
배 의장은 회견문에서 “박수칠 때 떠나고자 한다”는 말로 자신의 결정을 설명했다. 오랜 정치 여정을 스스로 마무리하는 선택이지만, 그 배경에는 다음 세대를 위한 자리 비움과 책임 있는 퇴장의 의미가 담겨 있다. 50여 년간 한 당에 몸담으며 지역과 함께해 온 시간에 대한 정리이기도 하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최근 지역 정치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부분이다. 배 의장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언급하며,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갈등과 분열을 지적했다.
이 발언은 특정인을 겨냥했다기보다, 정치 전반에 대한 자성의 메시지로 읽힌다. 그러나 동시에, 같은 당 소속 일부 예비 후보들의 행보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당의 가치와 공동체의 방향보다는 개인의 입지와 유불리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 행태에 대한 문제 제기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역 언론에서도 공천을 둘러싼 경쟁과 갈등, 그리고 정치적 셈법이 앞서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배 의장의 불출마 선언은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정치는 본래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과정이지만, 현실에서는 종종 개인의 성과나 생존 전략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유권자인 시민은 선택의 주체이면서도 때로는 갈등의 부담을 떠안는 존재가 된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증폭되는 진영 간 대립과 감정의 골은 결국 지역 사회 전체의 몫으로 남는다.
배 의장은 회견에서 “갈라진 민심이 봉합되고 지역 사회가 화합과 단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모두의 손을 잡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치가 지향해야 할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물론 한 사람의 결단만으로 정치 문화가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랜 시간 지역 정치를 지켜온 인물이 남긴 메시지는 작지 않은 울림을 가진다. 떠나는 이의 말이기에 더 담담하고, 그래서 더 무겁게 다가온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통영 정치권은 경쟁의 방식과 방향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승패를 넘어 시민에게 어떤 정치로 기억될 것인지, 그리고 지역 공동체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다. 그 출발점이 ‘나’가 아닌 ‘우리’일 때, 비로소 지역 사회는 갈등을 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